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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비염 환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간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독서실'을 고를 것이다.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고, 책장 넘기는 소리나 볼펜 딸깍거리는 소리조차 죄악이 되는 그 고요한 감옥 같은 공간말이다. 축농증 수술을 하고 코막힘은 좀 덜해졌나 싶었는데, 내 목에는 언제부터인가 끈적한 가래가 항상 끼어 있는 느낌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가래를 삼키거나 걷어내기 위해 나도 모르게 내기 시작한 '킁킁' 소리는, 독서실이라는 공간에서 나를 순식간에 주변의 공공의 적이자 눈총의 주범으로 만들어버렸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시한폭탄 같은 소리
가장 끔찍한 건 이 '킁킁'거리는 소리가 내 의지로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뇌를 거치기도 전에 목구멍과 코 뒷근육이 알아서 요동을 치며 '킁, 킁!' 하고 소리를 내뱉었다. 집이나 야외처럼 소음이 묻히는 곳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상하게 사방이 적막에 휩싸인 독서실 자리에만 앉으면 이 소리가 대포 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 한두 번이야 코가 막혔나 보다 하고 주변에서 넘어가 주겠지만, 이게 5분 간격, 10분 간격으로 반복되니 나 스스로도 내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따가운 눈총과 포스트잇의 공포
조용한 독서실에서 킁킁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옆자리에서 신경질적으로 책장을 팍 넘기거나,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내 심장은 쿵쾅거렸다. 나를 향한 무언의 경고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총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나중에는 혹시 내 책상에 '조금만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포스트잇이 붙어있진 않을까 자리에 돌아올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했다. 남들은 공부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나는 '언제 또 킁킁 소리가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공부는 뒷전이고 온 신경이 목구멍에만 쏠려 있었다.
"만성 비염 및 후비루 증후군 환자들은 목뒤로 넘어가는 점액 때문에 습관적인 헛기침(기침/킁킁)을 하게 되며, 이는 조용한 면학 분위기에서 극심한 대인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독서실 복도로 도망쳐 목을 가다듬던 서글픈 나날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아날로그식 대처였다. 자리에 앉아 있다가 '아, 나 지금 좀 있으면 백프로 킁킁거릴 것 같다' 싶은 타이밍이 오면, 번개같이 의자에서 일어나 독서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화장실이나 복도 구석에서 카악 소리를 내며 목을 가다듬고 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로 들어왔다. 이 짓을 하루에 수십 번씩 반복하다 보니 공부 흐름은 다 깨지고 엉덩이는 가벼워져서 도무지 효율이 나지 않았다. 내가 내 몸을 컨트롤하지 못해 주변 사람 눈치를 보며 밖으로 도망쳐야 했던 그 시절은 정말 불편하고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만성 환자가 겪는 독서실 소음 유형과 스트레스 지수
비염 환자로서 독서실에서 낼 수 있는 소음들과 그로 인해 본인이 받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관적으로 비교해 보았다. 킁킁거림은 연속성 때문에 환자 본인에게도 가장 잔인한 형벌이다.
| 소음 종류 | 주변에 미치는 영향 | 내 마음의 눈치 (스트레스 지수) |
|---|---|---|
| 휴지로 코 풀기 (팽!) | 순간적인 큰 소음 발생 | ★★★☆☆ (한 번 크게 풀고 나면 한동안 조용해서 참을 만함) |
| 콧물 훌쩍이기 (흡!) | 주기적이고 신경 쓰이는 소리 | ★★★★☆ (지속적으로 신경을 긁어 팽팽한 긴장감 유발) |
| 목 가래 끓기 (킁킁!) | 틱 장애처럼 불규칙하게 터짐 | ★★★★★ (언제 터질지 몰라 밖으로 탈출해야 하는 최고 존엄 스트레스) |

의식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질환을 키운다
그렇게 어영부영 불편함을 안은 채 살아오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이 킁킁거림은 신체적인 비염 증상도 문제지만, '심리적인 강박'이 아주 크게 한몫한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집에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에 열중해 있을 때는 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킁킁거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 나 조용한 데 왔네? 킁킁거리면 어쩌지?' 하고 의식을 하는 순간, 귀신같이 목구멍이 간지러워지면서 킁킁 소리가 시작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킁킁 거리는 상상을 하다보니 계속 킁킁 거리면서 작성을 하고 있다. 참 묘하게도 습관이나 생각의 흐름이 내 코와 목 상태를 지배하는 것 같다. 비록 독서실 시절에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웠지만, 이 지독한 버릇을 고치려면 신체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내 의식을 딴 데로 돌리는 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주묻는 질문
독서실에서 킁킁거리는 습관을 대처하는 임시방편이 있을까요?
이물감이 느껴질 때마다 소리를 내지 말고 따뜻한 물을 텀블러에 담아 수시로 조금씩 축여주면 목 점막의 건조함이 줄어들어 킁킁거림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후비루로 인한 킁킁 소리는 틱 장애와 다른가요?
틱 장애는 불수의적인 근육 움직임이 원인이지만, 비염 환자의 킁킁거림은 실제로 목뒤로 넘어가는 끈적한 가래(분비물)를 제거하려는 물리적인 시도이므로 명백한 질환성 습관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