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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도 그랬고, 비염에 좋다는 민간요법 책에서도 입을 모아 말했다. 비염은 코안에 차가운 기운과 콧물이 가득 찬 질환이기 때문에, 체온을 떨어뜨리는 찬 음료는 쥐약이고 무조건 생강차 같은 따뜻한 음료를 마셔야 한다고 말이다. 나 역시 그 말을 적극 수용해서 으슬으슬한 겨울철에는 나름대로 '얼죽아'를 참아가며 따뜻한 물을 챙겨 마신다. 하지만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이 찾아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여름철 아이스 아메리카노(아아)의 치명적인 유혹 앞에 무릎 꿇는 비염 환자의 하루는 언제나 뜨겁고도 축축하다.

여름에는 누가 뭐래도 '아아'가 진리잖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도 등줄기에 땀이 주륵 흐르는 한여름 낮,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 머릿속은 격렬한 수 싸움이 시작된다. '아냐, 오늘도 찬 거 먹으면 오후 내내 독서실에서 킁킁거리고 콧물 질질 나온다. 따뜻한 거 시키자.' 하지만 내 입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외치고 만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컵 표면에 송골송골 맺힌 이슬을 손으로 훔치며 빨대로 시원한 아아를 한 모금 쭉 빨아들이는 순간,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쾌감은 비염 환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여름의 유일한 행복이다.
찬 음료가 불러온 코점막의 즉각적인 반란
행복했던 대가는 귀신같이 찾아온다. 얼음 가득한 커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 지 딱 10분쯤 지나면, 내 코 안쪽에서 묵직한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찬 기운 때문에 점막 주변 모세혈관이 급격하게 요동치면서, 맹맹했던 코가 꽉 막히고 콧물이 분수처럼 차오르는 것이다.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팽팽' 코를 풀어내기 바쁘고, 목뒤로 끈적한 가래가 넘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킁킁'거리는 가래 끓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무 생각 없을 땐 안 하다가도 '아차, 아아 마셨지?' 하고 의식하는 순간 킁킁거림이 더 심해지니, 참 습관이나 생각도 묘하게 얽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급격하게 차가운 음료를 섭취하면 구강과 인두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반사적으로 비강 점막의 과민 반응을 유발해, 콧물 분비량이 급증하고 코막힘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여름철 '아아'를 사수하기 위한 비염 환자의 눈물겨운 타협안
매번 찬 거 먹고 후회하면서도 여름마다 이 짓을 반복하다 보니, 나름대로 대가리가 깨져도 아아를 마시면서 코 상태를 최소한으로 방어하는 나만의 현실적인 꼼수(타협안)들이 생겨났다.
| 비염 환자의 아아 마시기 꼼수 | 실제 효과와 장점 | 주의해야 할 부작용 |
|---|---|---|
| 얼음 적게 널어 달라고 주문하기 | 음료의 극단적인 냉기를 줄여 점막 자극을 최소화함 | 덜 시원해서 아아 특유의 짜릿한 맛이 약간 감소함 |
| 커피 한 모금 후 미지근한 물 마시기 | 입안과 식도의 온도를 바로 복구해 코막힘을 일시 방어 | 물 배가 차서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됨 |
| 아아 마신 후 즉시 코 세척하기 | 식염수로 코 안을 뚫어주어 차오른 콧물을 다 씻어냄 | 귀찮음, 밖에선 세척 기구를 들고 다녀야 해서 번거로움 |
언제쯤 이 킁킁거림이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시절 엄마가 하라 할 땐 무서워서 안 하다가 15년이 지나서야 정착한 코 식염수 세척 덕분에, 지금은 아아를 마시고 코가 막혀도 아침저녁으로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다. 그래서 여름만큼은 의사 선생님의 경고도, 냉장고 구석에서 말라가는 생강차도 다 잊고 그냥 찬 것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내 목의 킁킁거림을 멈추는 완벽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인생 뭐 있나 싶다. 남들 눈총 좀 받으면 나가서 목 좀 가다듬고 오면 그만이지, 여름의 이 시원한 커피 한 잔의 행복까지 비염에게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 오늘도 나는 당당하게 아아를 마시고, 시원하게 코를 풀며 하루를 버텨낸다.
자주묻는 질문
비염 환자는 여름에도 무조건 따뜻한 커피만 마셔야 하나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따뜻한 음료이지만,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면 얼음을 빼거나 적게 넣은 미지근한 상태의 음료를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 점막에 가해지는 급격한 온도 충격을 줄이는 좋은 타협안이 됩니다.
카페인 성분 자체가 비염이나 코막힘에 악영향을 주나요?
적당량의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몸속 수분을 배출시키는데, 이로 인해 코와 목 점막이 건조해지면 끈적한 가래 증상이 심해지거나 코막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커피를 마신 후에는 반드시 맹물을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