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학교 조퇴하고 한방병원 뜸 치료 다니던 시절의 추억

myview72435 2026. 7. 9. 14:29

목차


    학교 다니던 시절, 학생 모두가 가장 짜릿한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조퇴'가 아닐까 싶다. 남들은 칙칙한 교실에 갇혀 7교시 수업을 듣고 야간 자율학습(일명 야자)까지 하느라 갇혀 있을 때, 가방을 메고 당당하게 남들은 학교에 있지만 혼자 교문을 나서는 기분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내 학창 시절의 조퇴 명분은 언제나 '비염과 축농증 치료'였다. 한약으로도 별소용 없자 엄마는 나를 데리고 뜸과 적외선 열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방병원에 등록해주셨고, 나는 그 덕에 주기적으로 합법적 조퇴를 즐기는 특권을 누리게 됐다.

    오후의 학교 운동장
    오후의 학교 운동장

    교실을 탈출하던 사춘기 소년의 남다른 해방감

    당시 나는 코가 늘 막혀 있어서 머리가 멍하고 집중이 안 되는 상태였다. 치료를 목적으로 가는 병원이었지만, 꽉 막힌 교실을 벗어나 버스를 타고 한방병원으로 향하는 길은 나에게 치료 이상의 해방감을 주었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면서 '아, 지금 애들은 한창 수학 문제 풀고 있겠구나' 하는 못된(?) 우월감도 살짝 들었다. 비염 때문에 몸은 골골거렸지만, 남들보다 빨리 하교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춘기 고등학생에게는 엄청난 활력소가 되었던 것 같다. 왜 커서는 그런 기분을 못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때만이 느낄 수 있는 추억인것 같다.

    따뜻함이 주는 위로, 한방병원 뜸 치료의 추억

    한방병원에 도착해 접수를 하고 침대에 누우면 간호사 누나들이 코 주변과 얼굴 주위에 뜸을 올려주거나 적외선 열 치료기를 세팅해 줬다. 빨간 불빛이 나오는 적외선 열 치료기 앞에 누워 있으면 온 얼굴이 노곤노곤해지면서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 온기가 너무 좋아서 침대에 누워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빠져들곤 했다. 코 안의 염증이 실제로 낫고 있는지는 솔직히 체감되지 않았지만, 차가운 독서실 공기에 지쳐 있던 나에게 그 따뜻하게 쬐어주는 시간만큼은 온전한 행복이자 위로였다.

    "한방의 온열 치료와 뜸은 코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점막의 부종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어 만성 코막힘 환자에게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내 인생 가장 평화로웠던 병원 침대 위 1시간

    병원에 머무는 그 1시간 남짓한 시간은 내 고3 시절 중 가장 스트레스가 없던 순간이었다.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독서실에서 콧물을 훌쩍이느라 주변 눈치를 봐야 하는 고통도 그 순간만큼은 다 잊을 수 있었다. 치료가 끝나고 병원 문을 나설 때면 아주 잠깐 코가 말랑해지면서 숨길이 살짝 열리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비록 집에 가는 길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이내 다시 직진 금지 표지판처럼 코가 꽉 막혀버리곤 했지만, 그 일시적인 따뜻함이 좋아서 조퇴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만성 환자가 돌아본 한방 온열 치료의 현실적인 한계

    주기적으로 학교까지 조퇴해가며 열심히 병원을 다녔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지독한 만성 비염과 축농증을 뿌리 뽑지는 못했다. 매번 갈 때마다 기분은 참 좋았는데, 병원 문을 나서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 신기하게도 다시 원래의 맹맹한 상태로 돌아가 버렸다. 근본적인 염증 덩어리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겉 표면만 일시적으로 달래주는 치료였기에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평화로웠던 조퇴 라이프도 별다른 효험을 보지 못하면서 몇 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차라리 이 좋은 걸 계속 느끼려고 엄마에게 거짓말을 치고 계속 다녔어야 했나 싶기도 했다. 물론 나쁜 자식이 되었겠지..

    적외선 치료 사진
    적외선 치료 사진

    질환을 대하는 생각과 의식의 중요성

    돌이켜보면 그때의 치료는 코를 고쳤다기보다 내 지친 멘탈을 치유해 준 것에 더 가까웠다. 만성 비염은 신기하게도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다른 것에 집중하거나 마음이 편안할 때는 킁킁거림이나 코막힘이 덜하다. 그러다가 '아, 나 지금 코막히나?' 하고 의식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콧물이 확 차오르며 증상이 심해지곤 한다. 뜸 치료를 받던 그 시절이 행복하게 기억에 남은 것도,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만큼은 비염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를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록 코를 뻥 뚫어주진 못했어도 소년의 숨통을 잠시나마 틔워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자주묻는 질문

    비염에 뜸이나 적외선 치료가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뜸과 적외선은 코 주변의 미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일시적으로 점막의 붓기를 가라앉힙니다. 다만 만성적인 축농증이나 해부학적 변형이 원인일 경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조퇴 증명용 병원 확인서는 어떻게 발급받나요?

    한방병원이나 일반 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데스크에 '진료확인서' 또는 '통원확인서' 발급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여기에는 환자의 인적 사항과 방문 일시, 치료 목적이 명시되어 있어 학교 제출용으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