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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막힘을 고치러 갔다가 엉뚱하게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 온 이야기, 그리고 거울 속에 웬 털만 없는 살찐 비버 한 마리가 서 있게 된 사연을 털어놓으려 한다. 비염 환자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약 한 번쯤은 다들 처방받아 먹어봤을 터다. 나 역시 코 안의 염증을 가라앉혀 준다는 달콤한 말에 속아(?) 한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기 시작했는데, 내 몸은 코 대신 엉뚱한 곳부터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바로 위장이었다.

미친 듯이 폭발한 식욕, 김치 한 조각의 마법
한약을 먹고 일주일쯤 지났을까, 내 몸에 기이한 변화가 찾아왔다. 보통의 사람들은 밥맛이 없을 때 보약을 먹는다는데, 나는 비염 약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든 음식의 냄새가 3D로 입체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주방에서 엄마가 김치통만 열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고, 방금 밥을 한 공기 뚝딱 비웠는데도 돌아서면 배가 고팠다. 그때는 진짜 짠 김치 한 조각만 흰쌀밥에 얹어 먹어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맛이 있었다. 씹을 때마다 쌀알의 단맛과 김치의 감칠맛이 폭발하는 통에 밥공기 숫자는 늘어만 갔고, 내 볼살은 하루가 다르게 빵빵하게 차올랐다. 거울을 보니 정말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비버가 따로 없더라.
입맛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얼굴을 덮은 트러블
문제는 살만 찌는 걸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슨 영문인지 뺨과 이마를 시작으로 붉은 여드름 같은 트러블이 온 얼굴을 사정없이 덮어버렸다. 그리고 이어서 등으로도 여드름이 엄청 퍼져 나갔다. 입맛이 도는 약재의 부작용이었는지, 아니면 몸에 갑자기 열이 확 올라서 그랬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다행히 성격이 무던한 편이라 외모 때문에 크게 우울증이 오거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지만 아침에 세수할 때마다 손끝에 걸리는 오돌토돌한 촉감은 꽤나 낯설었다. 그래서 매일 밤 방바닥에 누워 엄마 무릎을 베고 앉아, 엄마가 정성스레 면봉으로 여드름을 짜주던 기억이 난다.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엄마의 손길이 따뜻해서 이내 잠이 들곤 했던 웃픈 나날이었다. 나이가 든 지금은 그때가 나름 그리운 것 같다.
비염 치료제의 반전, 얻은 것과 잃은 것
"코를 고치려다 위장을 열어버린 비염 치료기, 효과가 없었다고 투덜댔지만 돌이켜보면 가장 든든하게 먹고 지냈던 시절이다."
결과적으로 이 살찐 비버 작전은 내 만성 비염을 고치는 데는 깨끗하게 실패했다. 코막힘의 원인이었던 내벽의 염증은 끄떡도 하지 않았고, 결국 한약 3 상자가 바닥날 때쯤 우리는 다른 병원을 알아봐야 했다. 비염 치료라는 본래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한 줄기 수확은 있었다. 인생에서 입맛이 그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기에 몸 하나는 끝내주게 튼튼해졌다는 것이다. 비록 얼굴은 뒤집어지고 몸은 포동포동해졌지만, 치료 유목민 시절 겪었던 이 황당하고 따뜻한 에피소드는 지금도 아내와 통닭을 시켜 먹으며 가끔 꺼내는 최고의 술안주 거리가 되었다.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이고, 그때 당시 비버 모습을 한 나의 사진을 보여주면 최고의 재미라고 한다. 쳇..
자주묻는 질문
비염 한약에 식욕을 돋우는 성분이 들어있나요?
한약재 중에는 위장의 기운을 북돋우고 소화 기능을 촉진하는 약재들이 많습니다. 면역력 강화를 위해 몸의 전반적인 에너지를 올리는 과정에서 식욕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약 복용 후 생긴 얼굴 트러블은 그냥 두면 없어지나요?
약재가 몸에 맞지 않아 일시적으로 열이 위로 쏠리면서 생기는 증상일 수 있습니다. 복용을 중단하거나 체질에 맞게 처방을 변경하면 대부분 서서히 가라앉지만, 흉터가 남지 않도록 청결하게 관리해야 합니다.